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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 나를 이해하는 연습, 나를 위한 문장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을 거예요. 누군가에게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 혹은 진심을 다해 표현한 말이 오해를 사게 되거나, 오히려 자신에게 상처로 되돌아오는 순간들. 그런 순간 우리는 종종, 내가 했던 말을 스스로 해석하며 괴로워합니다. ‘괜히 그렇게 말했나?’, ‘그 말에 어떤 뜻이 숨어 있었던 걸까?’, ‘그 사람이 오해한 건 아닐까?’ 하면서요.
김이나 작가의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은 그런 자책의 순간들을 조용히 끌어안는 책입니다. 자신에게 너무 가혹했던 우리 모두에게 ‘그럴 수도 있어’라는 다정한 말을 건네주죠. 이 책은 위로를 강요하지 않아요. 대신, 작가 자신이 얼마나 복잡한 감정과 생각 속에서 살아왔는지를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독자에게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용기를 불어넣습니다.
줄거리: 특별한 이야기 없이, 특별한 감정을 건네는 글들
이 책은 소설처럼 기승전결이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오히려 일기장에 가까운 구성이라고 할 수 있죠. 김이나 작가가 자신의 삶 속에서 느낀 감정, 지나온 순간,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비롯된 통찰 등을 차분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작가는 어떤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설명하지 않아요. 오히려 ‘그땐 참 그랬다’는 말투로 담담하게 이야기하면서도, 그 안에 깊은 생각과 감정이 녹아 있습니다.
총 5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주제마다 다른 감정의 결을 보여줍니다. 자존감, 관계, 외로움, 자기 혐오,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회복에 대한 이야기들. 그래서 책장을 넘길수록 독자는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더 많이 돌아보게 됩니다.
특히 ‘무심코 흘린 말이 가슴에 박힐 때’, ‘누군가의 오해가 나의 자책으로 이어질 때’, ‘나조차 나를 이해하지 못할 때’ 등 많은 이들이 겪어본 적 있는 감정들을 정확히 짚어주는 글들이 많아, 마치 내 안의 언어를 대신 꺼내주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인상 깊은 구절: "내가 나를 이해하지 않으면, 누구도 진짜로 나를 이해할 수 없다"
이 책에는 수많은 문장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깊이 와닿았던 문장은 이 한 줄이었습니다.
“내가 나를 이해하지 않으면, 누구도 진짜로 나를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흔히 ‘왜 아무도 나를 몰라줄까’, ‘왜 나의 진심을 알아주지 않을까’ 하고 외로워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정말 내가 나를 이해하고 있는지, 나는 나의 진심을 인정하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하죠. 이 문장은 그런 점을 날카롭지만 따뜻하게 짚어줍니다.
또한,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했다”는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 구절은, 단순히 언어적 해석 그 이상입니다. 스스로를 괴롭히는 내면의 목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그 말의 진심을 내가 믿어주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자기 확신’의 본질이죠. 그리고 그 확신은 타인을 향한 방어가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연습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느낀 점: 자기 비난에서 자기 수용으로 나아가는 마음의 여정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올랐던 감정은 ‘안도감’이었습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 얼마나 많은 감정을 억누르며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 사회적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진짜 내 감정을 외면하게 되죠. 그런 삶의 궤도에서 이 책은 작은 쉼표가 되어줍니다.
김이나 작가는 자기 자신을 미워해본 적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가 말하는 문장들에는 이론적인 위로가 없습니다. 대신 삶 속에서 쌓인 고백이 있고, 그것이 독자에게는 오히려 더 큰 공감과 울림을 줍니다. 예를 들어 “나는 누군가에게 상처받았을 때보다, 내가 실수했을 때 더 오래 괴로워한다”는 고백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이야기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건, 결국 우리는 모두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이었어요.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누구나 자신의 말 한마디에 괴로워하고, 때론 혼잣말에 상처받고,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법을 배운 채 살아간다는 것. 하지만 그 상처들을 스스로 꺼내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회복은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추천 이유: 나와의 관계가 서툰 모든 이들에게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은 관계 속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가 서툰 사람’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보통 타인과의 관계 개선에 집중하지만, 가장 오랫동안 함께해야 하는 존재는 결국 ‘나’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처럼 ‘이렇게 하세요’라고 지시하지 않습니다. 대신 조용히, 그러나 분명한 목소리로 말해줍니다. “당신은 괜찮은 사람이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고요. 그리고 그것은 책을 읽는 독자가 스스로에게 건넬 수 있는 첫 번째 위로가 되어줍니다.
심리적인 위안이 필요한 사람, 자기 자신에게 조금 더 따뜻해지고 싶은 사람, 혹은 그저 하루 10분 동안 조용히 자신과 마주하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좋은 친구가 되어줄 거예요. 문장이 길지 않지만, 깊이 있고 따뜻합니다. 그래서 천천히 읽을수록 마음속에 오래 남는 책이기도 하죠.
결론: 결국 중요한 건 나 자신과의 대화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은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담백한 진심이 오히려 더 강하게 마음에 닿습니다. 이 책은 스스로를 비난하는 데 익숙한 우리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말 걸고, 이해하고, 위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누구나 가끔은 혼자이고, 누구나 자신과 싸우며 살아갑니다. 그 싸움 속에서 조금 더 너그러워지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은 조용하지만 강력한 힘을 줄 수 있을 거예요. 지금 당신이 그런 마음이라면,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