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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의 왕따 일기 1』(글: 문영숙)은 학교 폭력을 다룬 청소년 소설이지만, 단순히 가해자와 피해자, 왕따라는 이분법적인 시선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친구의 표정, 말투, 태도에 숨겨진 아픔을 들여다보게 한다. 왕따라는 무거운 주제를 진지하고 사실적으로 다루면서도, 희망의 메시지를 끝까지 놓지 않는다.
이야기의 주인공 ‘양파’는 평범한 중학생이었다. 하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교실 안에서 느껴지는 무거운 공기, 책상 위에서 사라진 물건, 누구도 말 걸지 않는 침묵의 벽. 양파는 자신이 왜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었는지도 모른 채, 서서히 자존감이 무너지고 세상과 단절되어 간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절망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작은 연대, 한 사람의 관심이 양파에게 변화를 불러온다. 담임 선생님, 그리고 한 명의 친구. 그들의 존재는 “나는 혼자가 아니야”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인상 깊은 구절 –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바뀌지 않아”
책 속에서 가장 깊이 가슴에 남았던 문장은 이 한 줄이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바뀌지 않아.”
왕따를 당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이 잘못한 게 없더라도 죄책감을 느낀다. 말을 하면 더 괴롭힘을 당할까 두렵고, 도움을 청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 이 문장은 양파가 점차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침묵을 깨기 시작할 때 나온다. 현실에서도 너무 많은 아이들이 “참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하며 고통을 감춘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말해야 바뀌고, 알려야 도와줄 수 있다. 이 문장을 통해 우리는 누군가의 침묵을 눈치채고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배울 수 있다.
느낀 점 – 나도 누군가의 ‘단 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양파의 왕따 일기 1』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내가 양파였다면 어땠을까?”, 그리고 “내 친구가 양파였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였다. 이 책은 피해자의 고통뿐만 아니라, 주변인의 역할을 굉장히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어떤 아이는 방관하고, 어떤 아이는 피하고, 어떤 아이는 모른 척한다. 그 가운데, 단 한 명의 용기 있는 친구가 양파에게 손을 내민다. 나는 그 장면을 읽으며 울컥했고, 문득 내가 지금 옆에 있는 친구들에게 어떤 존재인지 돌아보게 되었다.
또한 어른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담임 선생님의 태도, 부모님의 무심함, 학교의 시스템까지. 누군가의 고통이 구조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지 아이들만 읽어야 할 책이 아니라고 느꼈다. 어른들도 반드시 읽고, ‘관심을 행동으로 옮기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추천 이유 – “모든 청소년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청소년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단순하다.
이 책은 단순한 문학이 아니라, 누군가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양파의 왕따 일기 1』은 아픈 현실을 마주하게 하면서도, 그 안에서 변화를 위한 작은 실마리를 제시해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은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친구를 따돌리고 있거나, 방관하고 있거나, 혹은 왕따를 당하고 있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 말을 걸어올 것이다. “너는 혼자가 아니야. 그리고 바꿀 수 있어.”
모든 청소년, 그리고 교사, 부모, 친구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단순히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소설이 아니라, 행동하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의 삶을 지켜주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이야기다.
한 걸음 더 –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이야기
이 책의 또 다른 강점은 ‘양파’라는 주인공의 시선에 철저히 몰입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이야기는 양파의 일기 형식으로 전개되며, 하루하루 겪는 사소하지만 아픈 순간들이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달된다. 누군가가 나를 쳐다보는 시선, 아무 말 없이 비웃는 표정, 무리에서 조용히 빠지는 순간들. 겉보기엔 별일 아닌 듯하지만, 매일 반복된다면 그건 분명한 폭력이다. 작가는 이런 정서적 학대를 구체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왕따는 단순한 장난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또한, 이 책은 청소년들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단지 피해자를 위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해자와 방관자들에게도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가해 학생들의 심리 묘사 또한 무시하지 않고 그들의 불안, 가정환경, 왜곡된 인정 욕구를 드러내며 복잡한 감정 구조를 보여준다. 이런 다층적인 접근은 이 책을 단순히 피해자 중심의 이야기로만 보지 않게 만든다. 결국, 이 사회의 문제는 우리 모두가 만들어낸 것이며, 해답 또한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책의 말미에는 작은 변화들이 나타난다. 양파는 예전처럼 웃진 않지만, 조금씩 사람을 믿고 다시 관계를 맺으려 노력한다. 그리고 그 주변에서도 누군가 조심스럽게 달라지고 있다. 마치 ‘작은 균열이 큰 변화를 만든다’는 메시지를 주는 듯하다. 이 여운은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래 남는다.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한참을 멍하니 앉아 친구들의 얼굴, 교실의 분위기, 학교의 모습들을 떠올렸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양파’ 같은 친구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번에는 내가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양파의 왕따 일기 1』은 단순한 문학작품을 넘어 ‘공감’과 ‘변화’를 위한 행동 지침서다. 이 책은 책상에 앉아 눈으로만 읽는 책이 아니라, 가슴으로 읽고 삶에 적용해야 할 책이다. 왕따라는 현실은 여전히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 계속되고 있고, 이 문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청소년뿐 아니라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읽고, 고민하고, 움직여야 할 시점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혹시 학교나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거나, 침묵으로 방조했다면, 혹은 혼자 아파하고 있다면, 이 책은 당신에게 다정한 손을 내민다. 그리고 말한다. “괜찮아,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바꿀 수 있어.”